사진집, 『Night Garden』, Amanda Marchand



am 3:20 
 
아만다 마찬드는 셔터 없이 밤의 정원을 걷는다. 그리고 그 어둠 속에서 그곳의 식물들을 찍는다.
빛도 없이 흐릿한 이미지. 조용하게 흔들리는 것의 울림들. 그래서 어쩐지 가만히 열리는 청각의 감각들.
그러니까 이것은 어쩌면 밤의 정원을 담은 사진집이지만 동시에 내밀하게 들리는 어떤 대화집인 것이다.

"(…) with a blue moon, a gibbous moon, with no moon, sometimes, and I'm blind. At least, I'm photographing blind"
 


카메라의 셔터는 보통 낮에 열린다. 빛이 완벽하게 들어오는 시점. 그래서 시각적으로 가장 선명해지는 시각.
그러나 지금 그녀의 사진 속 배경은 온통 어둠 photographing blind.
코스모스와 릴리, 양치식물들, 노란 꽃들, 자작나무 아래의 식물들은 빛 없는 밤에 초점없이 흔들린다.

그러나 잘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귀가 열린다. 그래서 조용하게 남아있는 사진 속 잔상들 echo의 파동은 여기서
시각이 아니라 청각적으로 감각된다. 눈으로 보는 사진 속에서 에코처럼 울리는 대화들 말이다.
그는 지금 한낮에 빛 아래 서 있던 정원의 식물들이 하나씩 들어가는 어둠 속에서
그들의 대화를 기록하는 것이다.




"while you were sleeping" 
 
이 정원은 사실 그의 어머니가 오랜 시간을 보낸 정원이기도 하다.
'bloomish'라는 애칭을 가지고 있으며, 잠잘 때는 그녀가 굿나잇 인사를 건네는 곳.
그는 난소암 투병 중인 어머니가 잠든 사이 조용히 그녀의 정원에 들어가 그 밤의 대화를 사진에 담아낸다.
어쩌면 그는 빛의 시간을 지나 이제는 어둠 안에서 쉬고있는 정원의 식물들을 보면서
앞으로 다가올 어머니의 긴 잠을 지켜주고 싶었던 것일지도.
사진집 속에 그 밤의 정원 속 대화들은 앞으로 그와 어머니가 완전한 어둠속에서 대화하는 방식에 대한 은유법인 것이다.

"When you're not here, this is how we will talk"  
 

 
* 인용 및 참조: 「작가의 말」, 『Night Garden』, 닻프레스, 2015, Amanda March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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